신앙 상담, 질문과 답변, 토론, 자료 추천 등이 이루어지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아들이야기 1

작성자
I-nu-ha
작성일
2015-01-02 09:32
조회
2530
1.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 수능을 치렀는데 수능 등급이 4.7등급.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누니... 딱 전국 중간 성적.
그나마 수능성적은 내신보다 조금 나은 것.
이 성적으로 수도권의 대학은 불가능하고
지방대학이냐 재수냐 아니면 아예 대학 포기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많지만
그중 가장 심각한 것 하나가 교육문제이지요.
정말 어떻게 해결 할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
심각하고 뿌리 깊은 사회 문제이지요.

수 많은 이 땅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마음 고생. 몸 고생. 돈 고생 하고 있습니다.


2.
나는 일찍부터
적어도 내 아이가 먼저 원하고 요청하기 전에는.
절대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학원과 과외로 뺑뺑이 돌리지 않기로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아내가 걱정을 많이 했지요.
혹시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쳐지면 어떻게 하나...
그러나. 다른 것은 다 양보해도
이 원칙만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대학 정도는 무난하게 들어가겠지
아이를 믿는 구석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물론 그 믿음은 별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아내는 나의 개똥철학으로
결국 아이가 이렇게 되었다고 저를 원망합니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내 아이에게
세상은 힘들고 피곤한 곳이 아니라고
세상은 충분히 살만한 곳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일찍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아이를 내 모는 것은
결코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지요

나는 아이를 비교적 프리하게 양육했습니다.

가끔 아이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산아...
너는 사는게 어떠니? 행복하니?

아이가 곧잘 대답했습니다.
아빠 나는 사는게 즐거워요. 재미있고 좋아요...
아이에게 그런 대답을 들으면
나는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거야
스스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나는 아빠로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와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키워주는 일에도 부족했고
좋은 품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일에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거 같아요.

아빠로서 게을렀고 지혜롭지 못했습니다.


4.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자녀의 대학진학은 거의 최고의 가치이지요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선행학습을 시키고
빚을 얻어서라도 사교육을 시키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라고...1등을 하라고 부추깁니다.

아이들은 학원으로 과외로 뺑뺑이 도느라
밤 늦도록 공부하느라. 파 김치가 됩니다.

해 마다 대학 입시를 치르고 나면
성적에 비관하여 목숨을 버리는 일이 일어나는데

나는 몇 해전부터 수능을 치르는 날이면 기도하는데...

주님... 오늘 수능일 입니다.
어떤 아이가 시험으로 인한 실망의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그 절망의 순간에 그 아이를 붙들어 주소서
이 땅의 우리 아이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러나 저의 기도는 응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해 마다 꼭 한 두명씩 꽃 다운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립니다.
꼭 자살까지는 아니어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자살에 버금가는 심각한 고통을 느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5.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은 것은
믿는 가정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절에는 100일 불공
교회에는 100일 새벽기도가 유행이지요.

그런데...왜...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 할까요.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은 기업에 취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조금 더 좋은 직업을 가지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더 좋은 조건으로 결혼하기에도 유리하고...

한 마디로
조금 더 돈을 잘 벌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아이들을 일찍부터 경쟁속으로 내 모는 것 아닐까요.

치열하게. 고생스럽게. 겨우겨우 생을 살아내야 했던
우리 부모 세대들의 입장에서
내 자식들만이라도 조금 덜 고생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뭐...충분히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무한경쟁. 적자생존.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이면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

이 세상은 맘몬에게 사로 잡힌바 되었습니다.
사실 세상은 언제나 맘몬을 섬기는 자들로 가득했지요.


6.
나는 내 아이가
부자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정말?
예 정말입니다...^^

내 아이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아서
미리 부자될 것을 포기하고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예수님께서 부자가 천국 가기 힘들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이 말씀하셨기에
실제로 부자중에 천국가는 사람은 아주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믿는 사람들중에 부자가 되기 싫어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나는 아니야. 나는 예외야
나는 부자가 되더라도 충분히 천국에 갈 수 있어...
이렇게 생각하는 신자들이 아마 많을 것입니다.
돈을 좋아하는 신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하나님까지.
내가 부자되는 일에 도구로 사용하고 싶어합니다.

왜 그렇까요.
믿음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부자가 천국에 가기 힘들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사실 그것이 핵심적인 문제 아닐까요.

돈. 맘몬은 이 시대의 하나님입니다.
세상은 말할 것도 없고
교회마저 이 맘몬에게 너무도 깊숙히 사로 잡혀버렸습니다.

돈은 하나님과 경쟁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자리까지 꿰어 찬 절대적인 권능이 되었습니다.

나는...
부자가 천국에 가기 힘들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너무 무겁고 엄중하게 다가옵니다.

내 아이가 부자가 된다면
내 아이가 천국에 가기 힘들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부에는 그런 치명적인 위험이 있습니다.
나는 내 아이의 구원을 돈과 바꿀 모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내 아이를 그런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도 않습니다.

돈이면 거의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시대에 살면서
부자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돈이면 거의 대부분이 해결되는 시대에 부자가 아쉬울 것이 뭐가 있을까요.

교회에서 돈이 조금 있다는 신자들을 보십시오.
그중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됩니까...
은근히 거들먹거리고 어깨에 힘주는 모습은 얼마나 쉽게 보입니까.

오늘 교회에서조차
부자들은 얼마나 대접받고 환영 받으며
가난한 자들은 얼마나 눈치를 보며 신앙생활 합니까...

부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철저하게 검소한 삶을 살면서.
많은 부를 흘려보내는 일은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런 삶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내가 부자가 되면 다를꺼야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미안합니다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돈이 없을 때는 돈에 대한 욕망에 사로 잡히고
돈이 많을 때는 돈의 힘에 사로잡힙니다.
맘몬은 우리가 쉽고 만만하게 상대할 상대가 아닙니다.
오직 주의 능력으로만 이길 수 있는 엄청난 세력이지요.

나는 내 아이가 부자가 되기를 원치 않을뿐 아니라.
내 아이가 경쟁에서 남을 이기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모두가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 세상에서
내 아이는 경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남을 이기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방법은
찾아보면 많이 있을 것입니다.


7.
소금과 빛

그리스도인들은 소금과 빛입니다.
소금과 빛이 되어라가 아니라 이미 소금과 빛입니다.
소금과 빛이 아니라면 그리스도인이 아닌 거지요.

소금과 빛은 어떤 모습, 어떤 삶일까요.

대조의 삶
대안의 삶

남들과 다르지 않고. 남들과 대조되지 않고
어떻게 소금과 빛이 될까요

모두가 부자가 되고 싶어할 때
모두가 경쟁에서 이기려고 할 때
모두가 1등이 되려고 할 때

자족하며 검소한 삶을 추구하고
이웃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요 사랑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

사실...이렇게 사는 것은
바로 고난의 삶입니다.

세상 속에서 살면서
세상과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삶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살아낼 수 있는 삶이겠지요.

나는 내 아이가
이렇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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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02 10:33

    하늘씨앗에서 이러한 삶의 소소한 이야기의 나눔이 참 아름답습니다.
    형식적이고 현학적인 글 보다 또한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교리나 비 성서적인 이상한 내용을 가지고 주장하는 것보다 이러한 우리 삶의 진솔한 내용을 나눔이 참 아름답고 공동체의 대화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에 교회에서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교육 세미나를 강의 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학부모가 참석하여 형제님께서 가지신 이런 고민을 갖니 나누었습니다.
    한국과 같이 이곳의 한인 부모들도 자녀들이 좀 더 유명한 대학에 입학을 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교인으로 또한 학부모로 어디까지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저의 강의는 전반부는 이곳의 교육 환경과 이민자 부모로 이곳의 교육 환경과 진학에 관한 어느 정도 정보를 나누고 후반부는 신자로 자녀의 진학 문제로 어떻게 고민을 해야 하는가에 나눔을 가졌습니다.

    성서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이러한 관점의 실천적 삶의 자세에서 학부모이자 신앙의 선배로 부모는 어떤 기독교적인 교육관을 가져야 하는가에 나눔을 가졌습니다.

    학부모의 반응은 전반부는 많은 부모들이 잘 모르는 교육과 진학 정보이기에 흥미를 가지셨지만 후반부에서는 매우 힘들어 하시더군요.

    그날 저의 강의의 요지는 \"부모가 진정한 주의 사람이 아니면 또한 주의 인도하심에 놓여 그 신앙을 길을 가고 있지 아니하면 왜 세상적인 어떤 가치보다 예수가 나의 삶이 전부이시고 그리고 이런 험한 세상에 오직 그분이 삶의 인도자임을 고백을 할 수 있겠냐\" 이었습니다.

    세상의 어느 학부모나 교회내 신앙이 있다는 어느 학부모도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을 제공하고 싶고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나에게 보이시고 나를 인도하신 그분의 증인으로 자녀에게 가장 귀한 신앙의 유산을 진실로 제공할 학부모가 과연 몇 명인지..

    그날 교육 세미나 이 후에 다시 한번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2015-01-05 04:22

    I-nu-ha님 글 잘 보았습니다. 먼저는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인한 강함이 느껴지는 글임을 아들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적 부분이 있어 몇자 적습니다^^
    먼저는 하나님께서 님에게 아들을 주심은 아들에 대한 특별한 계획 및 님을 통한 부양으로 인한 자격적 권한을 주셨음을 아시길(?) 바라며 저도 아들이 있는터러 이러한 세상에서의 삶에대한 인간적 고충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제 아들에 대한 하나님의 분명한 계획은 저의 생각을 송두리째 무너지게 만들기 때문에 하나님 안에서의 순종으로 인한 저의 위치적 아버지로서의 분량을 감당하기 위한 기도에 기도를 더하고 있으며 이에따른 부양적 책임의 지식은 하나님의 깨달음으로 인한 실존적 아들에 대한 실제 생활을 진행시킬 수 있는 어떠한 부분이 되며 이것으로인한 성령의 기쁨은 순종적 아버지로서의 서있음이 됬을때에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로서도 인간적 부분에 대한 주입식 및 테두리가 여러가지 계산되어지지만 분명한 하나님의 계획이 제 아들 및 I-nu-ha님 아들에게도 예정되어 있으므로 조금은 그 고삐를 푸시는 것이 하나님 앞에 합당한 태도이지 않나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며 분명 잘된다는 것은 인간적인 잘됨이 아닌 만세전의 계획으로 인한 포지션상의 올바른 상한선에 이르는 것이 잘된다는 것에 대한 분명한 공감이 있으실 것으로서 생각되어지므로 님의 아들또한 더더욱 잘되기를 글을 적으면서 바라마지 않습니다.^^


  • 2015-01-09 02:11

    인생의 선배로서 이누하님을 존경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을 하지만, 정말 주님의 말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에서 순종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은 보기 어려운 때인 것 같습니다. 조금 심한 말일 수도 있지만...저는 요즘의 사교육 현장을 보면 자녀를 몰렉에게 바치기 위해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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