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상담, 질문과 답변, 토론, 자료 추천 등이 이루어지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지난 주일 부끄러운 일

작성자
I-nu-ha
작성일
2015-03-04 11:11
조회
2963
1.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그동안 사이트에 종종 방문은 하였는데
새로운 글은 올라오지 않고 조용하네요.

가끔 기도시간에
하늘씨앗 사이트를 위해 기도할 때도 있습니다.
이미 인터넷에는 기독교관련으로 무수한 사이트들이 있는데
이상하게 이 커뮤니티에는 마음이 담기더군요.

지난 번에 어떤 지체와 관련한 문제로
개인적인 권면을 드린 일은 분명 주제넘은 일이 었음을 알기에
반성하는 차원에서 조금 자중한 면도 있습니다.

조금 썰렁한 듯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오히려 조금 시끌벅적한 것이 낫다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2.
지난 주일은 예배를 겨우 드렸습니다.
민망한 일이지만...

주일 예배를 드리려 집에서 나오다가
아들에게 몹시 화가 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러 가면서 화를 내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지요.

이유는 별 대수롭지 않은 것인데
오랫동안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 한 내용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조차 잘 모르고
부모에게 함부로 말하는 모습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제가 화를 잘 참는 편인데
순간적으로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더군요.

운전하다가. 잠시 차를 세웠습니다.
아들녀석 혼찌검을 내려고 말이지요.

아내가 말렸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운전대를 잡더군요.

3.
예배당 앞에 도착했습니다.
예배시간은 10여분 남아있는데
도저히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차에서 잠시 기다리는데
도무지 마음이 차분해 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 때 주님을 생각했더라면
조금 일찍 화가 풀렸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다가...내가 말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나는 오늘 예배를 드릴 수 없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아내가 말했습니다.
형제와 화해하고 제물을 드리라고 했잖아...

그제서야...
나는 주님 생각이 났습니다.
화가 날 때는 내 화가 커 보여 주님 생각을 잊었는데

아내의 그 말에
예수님께 참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말씀드렸지요.

주님 죄송해요.
제 마음에 이 분노와 섭섭함을 다스려 주세요.
충분히 참을 수 있던 일인데...그러지 못했네요.
아내에게도 아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이미 예배시간은 5분 정도 지났습니다.

4.
내가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분노하며 고약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꺼야
그렇다고 이런 마음 때문에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도 또한 기뻐하지 않으시겠지.

성경에 제물을 드리려다가 형제와 화해하지 못한 일이 생각나면
먼저 화해하고 제물을 드리라는 말씀이 있어.

아빠는 이런 불편한 마음을 정돈하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빠는 너에 대해 섭섭하고 화나는 마음을 접고
너에게 조금 심하게 이야기 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너도 아빠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랑 접고
아빠에게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을 가져다오.

지금 이 순간 아빠의 마음이 영 쉽지 않지만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보려고 애쓰고 있다.

에배 시간은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예배를 드리는 것이 좋겠다.
교회당까지 걸어가면서 우리 마음을 차분하게 정돈해보자.

5.
설교시간에 로마서 강해중인데
하필이면 부모가 자식을 훈계하는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늘 아침 우리집 상황이 그대로 재연되는 듯...^^
내게 주시는 말씀 같더군요.

우리 교회는
매월 첫 주에 성찬식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성찬식이 있는 주일 이라는 것도 잊었네요.
그러니 예배당에 오면서 그리 난리를 떨었던거지요.

성찬을 받을 때
내 앞에 온 떡을 차마 받지 못하겠더군요.
머뭇거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조용히 말합니다...
여보...받아...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받았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6.
주일 성찬예배에 오면서
별일 아닌 것으로 분을 품고
아버지의 권위로 윽박지르고
참 한심했습니다.

내가 이 떡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
...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자격이 없기 때문에 더욱 성찬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내가 이토록 한심하고 답답한 죄인이기 때문에
더욱 주님과 하나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더욱 주님과 한 몸으로 연합할 필요가 있는 것.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주와 하나되는 은혜를 베푸소서.


7.
그렇게 지난 주일에
겨우 겨우 예배를 드리고. 겨우 성찬에도 참여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예배도 드리지 못하고 성찬도 받지 않았다면
많이 속상했을 거 같아요.

정말 주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전체 5

  • 2015-03-05 07:42

    삶에서 말씀을 따르는 모습..주님이 가장 예쁘게 보시는 모습이지요.
    한국의 많은 신자들이 주일 날 교회에 참석하고 예배를 드리고
    성경 공부..기도회를 가집니다..

    한국 사람처럼 종교적 열정이 대단한 민족을 보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만족하여 드리는 예배..우리가 우리의 판단으로 주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믿음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가 어린 시절 성경은 그가 성장하며 "하나님과 사람" 에게 더 사랑스러워 간다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예수의 전 인격적 삶에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주님과 사람 앞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함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가 사역의 시작 때 하늘에서 "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라는 말씀이 선포됩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감찰하시고 그분의 때에
    은총을 주시어 그분의 자녀임을 그분이 성령으로 선포하게 하십니다.

    우리의 종교적 열성이나 혹은 심리적 안위함을 얻기 위하여 "내가 아름다운 하나님의 아들, 딸" 이라는 스스로 규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우리가 믿고 있다는 대상이 진정한 주님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의 상상 혹은 학습의 결과의 대상을 가지고 우린 하나님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경은 오직 주님의 은총 아래서 그분이 당신을 우리에게 직접 보이시고 그분이 우리를 그분의 자녀로 칭하실 때 우린 하나님을 알 수가 있고 자녀가 될 수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주님을 부를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닌 주님의 은혜 안에서 성령의 인치심으로 우린 창조주를 알게 되고 그분의 자녀가 됩니다.

    주님은 그러한 은혜를 우리에게 보이실 때 까지 우리가 그의 말씀으로 삶에서 순종할 때를 기억하십니다.

    형제님의 삶에 주님의 은총이 거하실 날을 기대합니다.


  • 2015-03-05 09:26

    주님을 만난 후의 첫 성찬식에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죄인이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필요한 것이지요.
    오직 주님의 은혜 안에 거하기를 기도합니다.


  • 2015-03-06 11:40

    주님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컸지만 저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그 아이들을 통해서 저의 어두움과 많이 직면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위한 하나님이 보내신 '훈련 도구'라는 신앙 선배들의 말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상황'과 '설교 말씀', '성찬식'을 조율하신 듯 하군요. 역시 유모어가 풍부하신 분이십니다^^

    부끄러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은혜롭게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모습을 바로 보게 하시는 것이 은혜이지요. 오늘도 상황의 어려움을 통해 저를 봅니다 ㅠ


  • 2015-03-08 01:37

    이누하님께는 "지난 주일 부끄러운 일"이었는데... 제게는 매일 경험하는 일인 듯 싶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제 모습에서 한 없이 절망하고 부끄러워 합니다.

    은혜를 입었다면 이래서는 안 되는데, 주의 명령과 인도하심을 따른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데... 이런 갈등과 고민 속에 또 한번 실패하고... 염치없지만 주님께 용서를 구하고...

    이런 갈등과 아픔의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때로 나는 늘 그 성장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지요.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그 길에서 멈추지 않고 조그만 발길을 계속해서 앞으로 내딛는 삶이기를 늘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삶 속에서 조그만 열매로 맺혀질 수 있기를. 그 열매를 (세상의 가치로는 아무 의미가 없을지라도) 보시며 하나님께서 "좋은 나무"라고 인정해 주시는 삶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의지하리로다" (시편 52:8)


  • 2015-03-10 09:53

    아내와 자주 영화를 봅니다.
    영화도 적당히 보아야 하는데...고민하면서도
    집사람이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영화로 푸는 것을 좋아해서...

    얼마 전에 킹스맨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조금 잔인하더군요...

    영화 속에서 가끔 멋진 대사들이 나옵니다.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 말로 진정 고귀한 것이다"

    그 대사가 나오는 순간.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 그렇네요...
    나는 과연 과거보다 주의 형상으로 닮아가고 있는지요.

    어제와 오늘이야 잘 구분되지 않겠지만
    작년 보다 올해는 조금 더
    주님 닮은 모습이 되어야 하는데

    엣날에 비해서 조금 더 진지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부터 인가 조금씩 나도 모르게 또 타성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참 생명이란 끊임없이 자라고 성장하는 거.
    하물며 창조주의 생명을 지닌 자라면
    더 더욱 생명의 표시가 자연스레 드러나야 하는데
    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주를 바라보려고 하는 마음 하나 간직하고 있는 것

    그 마음 하나라도 제대로 지니고 살 수 있다면
    끝내는 주께서 나를
    당신의 형상으로 빚어가실 것이라는 믿음 하나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의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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