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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명을 먹이신 예수와 빌립의 질문

작성자
작은자
작성일
2016-09-21 15:39
조회
2115


오천명을 먹이신 예수의 이적 기사는 구약의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탈출시켜 가나안으로 가는 여정에서 주님께서 보이신 만나의 역사와 대응하는 기사이다.
이 말씀의 주제는 주님이 선택하신 백성을 그분이 직접 인도하실 때에는 인간의 실제적 삶도 그분이 책임져 주신다는 구원의 간단한 예증이다.

예수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사는 놀랍게 사복음 모두 기록되어 나오는 기사이다. 예수의 이적이 모든 사복음서에 언급되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 사건이 기록된 이유는 어느 정도 역사적 확실성(historicity)을 가지고 있는 사건이었기에 여러 복음서 기록자가 그들의 기록 자료로 사용한 것 같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서는 예수가 오천 명에게 음식을 먹이신 역사는 각 제자의 놀라운 사역 후에 발생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은 좀 더 자세하게 이 사건에서 예수와 제자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가를 기록하고 있다.
마가복음에서 많은 무리가 예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나왔는데, 날이 저물기에 예수의 제자가 이 많은 무리를 마을로 돌려보내 각자 식사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예수께 제안하였다. 제자의 이러한 의견은 매우 합리적이고 그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 방법이었다.

그런데 예수는 제자에게 그들의 의견에 관한 답변으로 황당한 요구를 하셨다.
"너희가 먹을 것을 줘라." 사실 이 질문을 받은 제자는 요한복음에서 빌립이라고 언급을 하고 있다.
예수의 제자 빌립은 예수에게 나다나엘을 소개하고 베드로, 안드레 형제와 같이 뱃새다 출신이다. 세 명의 같은 마을의 사람이 예수의 제자가 된 경우이다.

성경에서 언급된 빌립의 모습은 매우 합리적이고 항상 상황에 관한 대응방식이 이성적인 모습의 제자였고, 여러 사람과도 매우 좋은 친밀성을 가지면서 합리성도 가진 자였다.

요한복음과 마가복음에서 빌립은 예수의 이 황당한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하였다.
"우리가 각 사람에게 조금씩 돈을 갹출하여 이백 데나리온을 모아도 저 많은 사람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참고로 데나리온은 당시에 노동자의 하루 품삯의 화폐 단위였다. 현재 원화로 환전하면 7-8만 원의 돈의 가치였다.
약 1600만 원 정도의 돈이 있어도 남자 장성만 5,000명이 넘는 저 무리에게 식사를 제공하기에 부족하다고 하였다.
빌립은 예수의 이런 요구에 상황을 분석하여 대략 1600만 원의 돈을 저 대중에게서 갹출하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수에게 대답하였다.

아마 빌립은 선생님이 우리의 형편을 모르시고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신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참고로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는 제자에게 무리에게 돈을 각출하지 말고 너희가 저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라고 명하셨다.
사실 예수가 제자에게 요구한 내용은 우리의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면 너무 황당하고 아무리 자신이 구세주라 할지라도 이 현실의 장에서 너무 무리한 명령이라고 생각을 할 수가 있다.

당신이라면 예수의 이러한 명령에 어떻게 생각을 하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 것인가?

아마 우리가 좀 더 판단과 분석을 잘하는 지혜를 가진 자였다면 빌립과 같은 대답을 하였을 것이다.
" 선생님! 선생님의 요구에 관하여 대략 계산을 해보니 이만한 정도의 돈이 필요하고 또한 이 정도의 많은 돈을 모으려면 이러 이러한 계획이 필요합니다."라고 보고했을 것이다.
빌립의 대답은 역시 합리적인 그의 특성을 보여주는 재빠른 상황분석에서 나온 대답이었다.
그렇기에 예수는 빌립의 대답에 "믿음이 없다" 라고 꾸짖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이것은 믿음과 연관이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오천 명을 먹인 이 사건 전에 마가와 누가복음서에서는 예수의 제자들이 놀라운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고 복음 사역에서 돌아온 후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에 제자들은 혹시 자신들의 사역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이 이 현장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자신들이 사역의 현장에서 경험한 역사는 단순히 몇몇 사람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이고 매우 많은 사람의 관계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지금까지 자신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능력에서 볼 때 이 상황에서는 주님의 역사가 발생할 것을 생각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제자들의 무기력한 상황에서 예수는 안드레가 언급한 한 소년의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축사를 하신 후에 모든 사람이 풍족하게 먹고 12 바구니가 남는 놀라운 역사를 보이셨다.

단지 이 사건은 예수의 기적 이야기를 작성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인도 하심 가운데, 공동체의 진정한 나눔을 가지고 주님은 그곳에 역사하셔서 우리에게 이 모든 과정이 구원의 역사임을 보이신다.

예수의 오병이어의 기적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주님의 역사는 공동체의 노력과 함께 시작되지만 우리 자신의 능력 안에서 문제 해결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어려움을 주님 앞에 고백하는 가운데 구원의 인도하심의 은혜로 경험하게 된다.

어느 경우는 우린 절체절명의 어려운 상황을 만나거나 심지어 지금까지 우리가 받은 은혜로 감당이 되지 않는 상황도 만난다.
그럴 때 대다수 우리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까 고민을 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고민의 모습에 예수는 "믿음 없는 자"라고 책망을 하시지 않는다. 이러한 우리 능력 범위 밖의 주의 명령은 우리가 감당할 수가 없기에 주님의 도움이 필요함을 은혜안에서 배우는 과정이다.

아마 예수가 너희가 이들을 먹이라 할 때 "아멘! 주님 우리가 주님의 명령을 두고 행하겠습니다!"라고 응답한다면 그것은 믿음이 아닌 어리석은 자나 믿음을 가장한 맹신을 따르는 자의 대답일 것이다.

우리가 인도하심 가운데 감당하기 어려움을 만나면, 상황을 놓고 여러 가지 고민을 다해 보았지만, 우리의 해결책은 이것 밖에 없다고 자신의 연약함을 고백해야 한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는 빌립이 이런 대답을 하실 것을 아시고 시험하셨다고 언급하였다.
우리의 실존에서 우리가 내리는 결론을 주님은 아셨고 그 한계에서 공동체가 준비한 한계를 가진 결과물을 가지고 주님은 구원의 능력을 보이신 것이다.

이것이 구원의 역사다.

구원의 준비란 한 인간이 자기가 만나는 결단의 자리의 한계에서 도저히 내 능력으로 주의 인도하심을 따를 수 없음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는 모습이다.(여기에는 소위 플랜 B라는 대안이 없다.)

"그렇지만 저희가 가진 것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이것으로는 우리가 주님께서 명한 이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고백에 주님은 축복하시고 그분의 구원능력을 보여 주신다.
만일 현재 당신이 주님의 만남의 장에서 땅에 감춘 보석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 후,

"주님 제가 한 일은 이것밖에 아니군요. 결국 제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주님의 은혜가 필요할 때 입니다."라고 고백을 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 믿음의 시작이고 주님을 만나는 구원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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